2024년 회고
매년 회고를 작성할때마다 “다사다난”이라는 표현을 사용했었는데, 올해는 이전에 “다사다난”이라 표현했던 것이 무색할 정도로 개인적으로나 업무적으로 많은 일이 있었다. 적어야할게 많으므로 바로 시작해보자.
지난 Action Items
먼저 작년에 세웠던 목표를 달성했는지 살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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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 - 2달에 책 1권 읽기
아래에서도 적을테지만 올해는 책을 정말 많이 읽었다. 17권 책을 구매했고 14권은 읽었고 나머지는 읽고 있다. 단순히 계산해서 1달에 1권 이상을 읽은 격이다. 천안으로 이사하면서 출퇴근 시간이 늘어난 것도 있고 회사 복리후생비로 운동보다 책구매 비율을 높이면서 책을 많이 구매한것이 한몫했던 것 같다. 2025년에는 복리후생비가 어떻게 될지는 모르겠지만 올해만큼은 아니더라도 1달에 1권 책을 읽는 습관을 가지기 위해 노력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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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대폰 - 일 평균 사용량 2시간 이내로 줄이기
독서시간을 많이 늘렸음에도 휴대폰 사용량은 크게 줄이지 못했다. 상대적으로 운동하는 시간이 줄어들면서 나머지 여유시간에 휴대폰을 많이 본 것 같다. 사용내역을 보면 숏폼 시청이나 게임에 주로 시간을 사용했는데, 몇년 전부터 유튜브를 지우면서 유튜브 시청시간이 상당히 줄었다. 결국 내 의지대로 되지 않는다면 게임과 숏폼 앱을 지워버려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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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부 - 일 1시간 이상 공부하기
365일 모두 한건 아니라 성공했다고 보긴 힘들지만 이사를 한 이후인 하반기에는 매일은 아니더라도 약속이 없느날엔 하루에 1시간 이상씩 LLM 기반 AI 서비스를 위한 공부와 알고리즘 공부를 해왔다. LLM 기반 AI 서비스를 위한 공부는 회사 제품에 LLM 기반 AI 기능을 추가하면서 유종의 미를 거둔 것 같고, 알고리즘 공부도 구입했던 책을 끝까지 풀어보면서 나름 개념은 잡았다고 생각이 들어 만족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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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전거 - 그랜드슬램 인증 스티커 받기
작년에 2군데를 채우지 못해 받지 못했던 그랜드슬램 인증 스티커와 메달을 드디어 받았다. 2군데의 위치가 조금 애매했어서 코스 선정을 어떻게 할지 고민이 많았는데 나름대로 타협해서 주말에 운동도 할겸 다녀왔다. 어찌보면 별거 아닌데 그래도 인증서와 메달을 받으니 뿌듯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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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전거 - 그라폰도 대회 1회 이상 참가
봄에는 이사때문에, 가을에는 임신준비 때문에 자전거를 거의 타지 못했다. 그래서 그라폰도 참가할 엄두를 내지도 못했다. 내년에는 다시 도전해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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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동 - 일 1000 칼로리 이상 소비하기
매일 1000 칼로리를 소비하는거는 무리였다고 생각한다. 약속이나 여러가지 이유로 사정이 생기면 운동을 못하는 날이 있으니 내년에는 목표를 일평균 칼로리로 바꿔야겠다. 작년에는 일평균 760 칼로리 정도 소비했는데 올해는 그보다 적은 650 칼로리 정도 소비했다. 작년보다 운동하는 시간이 1/3 정도 줄었는데 칼로리 차이가 많이 나지 않는 이유는 출퇴근 거리가 길어짐에 따라 이동하는 시간에 쓰는 칼로리가 상당히 많아졌기 때문이라 생각된다.
2024년 돌아보기
서두에서 이야기한것 처럼 2024년은 지난 기간에 비해 개인적으로나 업무적으로 정말 많은 일들이 있었다. 그래서 개인적인 주요 사건과 업무적인 주요 사건들을 나누어서 적어본다.
개인사
청약당첨 그리고 이사
정말 감사하게도 우리에게 청약당첨이라는 행운이 찾아왔다. 좀 더 자세히 말하자면 예비로 당첨이 되었고 다행히 앞번호라 우리에게까지 기회가 와서 분양을 받을 수 있게 되었다. 작년말 우리에게 큰 불행과 함께 청약 예비당첨 문자를 받아서 크게 기뻐하진 않았는데, 올해 초 분양을 확정 지으면서 드디어 실감을 하게 되었다.
사실 집주인이 전세값을 올려달라고 요청해온터라 다른 전세를 알아보고 있었고 비싼 아파트 전세값에 좌절하고 있던 시기가 이때였다. 청약 당첨이 확정되자마자 우리는 뒤도 돌아보지 않고 천안으로 이사를 가기로 결정했다. 천안은 아내의 부모님께서 살고 계신 지역인데, 2세 계획을 가지고 있던 우리는 친정과 가까우면서도 SRT 정기권으로 서울이 출퇴근이 가능해 내가 조금만 희생한다면 모두가 만족할 수 있는 곳이었다.
이사온 후 지금까지 약 1년 가까이 천안에서 출퇴근을 하고 있는데, 거주지가 천안아산역과 가깝고 회사가 강남권이라면 SRT 정기권으로 출퇴근하는게 크게 힘들지 않다고 느껴진다. 집에서 회사 도착까지 약 1시간 30분 정도 소요되는에 이정도 시간은 서울에서도 웬만큼 가까운 곳이 아니라면 평균적으로 걸리는 시간이다. 출퇴근 시간이 자유롭지 않다는 점과 20~25만원 정도의 정기권 비용이 들지만 서울 주거비용을 생각하면 고민해볼만하다고 생각이 든다.
아무튼 2027년 2월 입주 예정인데 그때까지 조금 힘들더라도 잘 다녀봐야겠다.
스페인 여행
2023년말 힘든 시기를 겪으면서 아내도 달래줄겸 큰맘먹고 스페인 여행을 다녀왔다. 동남아나 아시아, 미국 등 몇군데는 다녀와봤는데 유럽권은 처음이라 가기전부터 무척 설레었었다. 더군다나 장사천재 백사장2이 스페인을 배경으로 하였는데, 여기서 나오는 핀초가 너무 맛있어 보여서 가면 꼭 먹어보고 싶은 음식 중 하나였다.
우리는 10박 12일로 바로셀로나와 세비야 2군데를 방문하는 일정으로 여행을 갔다. 다른사람들은 3군데 많게는 4군데 까지도 간다고 하는데 우리는 여유롭게 즐기고 싶어서 2군데만 가였다. 바로셀로나는 세비야에 비해 큰 도시로 유명한 관광지가 많았고 쇼핑의 메카답게 아내가 가장 만족스러워 했던 도시였다. 나는 개인적으로 세비야가 더 좋았는데, 남부지방 음식이 더 맛있었고 저렴했으며 조용한 분위기도 만족스러웠다.
만약 다시 또 여유가 생긴다면 스페인은 한번더 가보고 싶다.
일본 여행
MBTI의 J커플인 우리는 보통 여행을 반년정도 전에 계획한다. 올해 스페인 여행을 길게 다녀왔던 터라 더이상 올해 여행 계획은 없었는데 어쩌다보니(?) 덜컥 일본 후쿠오카 여행을 가게 되었다. 이때 당시 엔저가 최고조에 달해있었고 여행일정도 2박 3일로 짧게 다녀오는 가벼운(?) 여행이었다. 항상 길게 계획잡고 철저하게 준비해서 다녀오던 여행만 다니다가 이렇게 급(?)하게 여행을 다녀오는 것은 처음이라 나름 신선했다.
아내는 그와중에도 이것저것 준비를 많이해서 우버 택시도 할인받고 이용할 수 있었고 네이버 페이를 이용한 편의점 할인도 받으면서 상당히 알차고 저렴하게 여행을 다녀올 수 있었다. 아마 일본은 이렇게 엔화가 저렴하다면 가끔 짧게도 다녀올만 하다고 생각한다.
조카
올해도 호주에 살고 있는 조카가 한국에 왔다. 작년만큼 길게 있진 않았지만 이제 우리가 천안에 살고 있어서 조카가 천안에 와있는동안은 매일 봤다. 조카는 어느새 훌쩍 자라 초등학생인 8살이 되었는데, 어릴때 비해 의사소통도 잘되고 같이 놀이할 것들이 늘어나서 즐거운 시간을 보냈었다. 덕분에 간접 아들 체험(?)을 하였는데 이정도면 잘 키울 수 있지 않을까라는 나중에 후회할 생각이 들기도 하였다.
가족건강
올해는 가족들 건강 이슈도 많았다.
외할머니께서 갑작스럽게 돌아가셨다. 올해 초부터 건강이 갑자기 안좋아지셔서 가족들이 걱정을 많이 했었다. 한동안 병원에 계셔서 찾아뵙지 못하다가 상태가 호전이 되셔서 시간을 내어 인사를 드리러 갔었다. 온 가족이 모여 식사도 같이하고 용돈도 드리고 하면서 도란도란 즐거운 시간을 보냈었다. 하지만 슬프게도 우리에겐 그 시간이 외할머니와 보내는 마지막 시간이었다. 그때 인사드리러 간게 정말 잘한것 같다.
아내의 할머님과 외할머니도 건강이 나빠지셔서 몇번 병문안을 다녀왔다. 다행히 지금은 많이 호전되셔서 걱정할 정도는 아니다. 장모님도 올해말 수술을 받으셨는데, 다행히 수술이 잘 끝나서 지금은 잘 회복하고 계시다.
아무래도 이제 다들 연세가 있으셔서 건강과 관련한 이슈들이 생길 수 밖에 없는 것 같다. 지인분들 중에 나보다 나이가 많으신 분들이 가족 건강 걱정을 하시는게 남의일 처럼 느껴졌었는데, 이제 나도 가족 건강 걱정을 할 시기가 왔나보다.
운동
건강 얘기가 나와서 이어가자면, 올해는 작년과 비교하면 운동하는 시간이 많이 줄었다. 작년에는 출퇴근 시간이 짧아 시간적 여유도 많았고, 헬스와 수영에 다시 재미를 붙여 하루에 2~3시간씩 운동을 했었다. 하지만 올해는 이사를 하면서 출퇴근에 적응하느라 운동을 소홀히 하기도 했고 절대적인 시간도 부족하여 운동하는 시간을 하루에 1시간 내외로 줄이게 되었다.
따로 헬스장 회원권을 구매하지 않고 아파트 단지 내 커뮤니티 시설을 이용해서였을까, 근육운동에 대한 흥미가 떨어져 일주일에 한두번만 하는 지경에 이르렀다. 대신 자전거와 러닝에 재미를 붙이게 되었는데, 임신준비를 하면서 자전거를 못타게되자 러닝만 주구장창 했었다. 지금은 시들해졌지만 사람들이 왜 러닝에 빠져드는지 조금은(?) 알 수 있을 것 같았다.
독서
앞에서도 이야기하였지만 올해는 살면서 가장 많이 책을 읽었던 해였다. 읽었던 책들의 목록을 보면 아래와 같다.
- 돈의 속성
- 개발 7년차, 매니저 1일차
- 리더의 질문법
- 실리콘밸리의 팀장들
- 켄트 벡의 Tidy First?: 더 나은 소프트웨어 설계를 위한 32가지 코드 정리법
- 서울 자가에 대기업 다니는 김 부장 이야기 합본호
- 랭체인으로 LLM 기반의 AI 서비스 개발하기
- 구글 엔지니어는 이렇게 일한다
- 데일 카네기 인간관계론
- 코드 밖 커뮤니케이션
- 소프트웨어 설계의 정석
- 가상 면접 사례로 배우는 대규모 시스템 설계 기초
- 가상 면접 사례로 배우는 대규모 시스템 설계 기초 2
- 사는 동안 한 번은 팔아봐라
- 불변의 법칙
- 개발자를 위한 생각의 정리, 문서 작성법
- 최고의 프롬프트 엔지니어링 강의
- 올바른 소프트웨어 설계
- 쿠버네티스 교과서
- 더 시스템
아직 다 읽지 못하거나 읽지 않은 책들도 몇권 있지만 다 읽은 책만 해도 14권으로 내 기준으로는 한해동안 엄청 많은 책을 읽었다. 책은 주로 출퇴근 할때나 저녁 혹은 주말 여가시간에 읽었는데, 출퇴근할때는 아무래도 집중력이 떨어져서 개발서적보다는 자기계발 서적이 눈에 잘 들어와 주로 자기계발 서적을 읽었다.
업무적으로는 팀장이 되면서 관리역량을 키우기 위해 관련된 서적들을 읽었고 최근 LLM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LLM을 이용한 서비스 개발을 위해 LLM 관련 서적들, 그리고 그 외 개발적으로 관심있는 내용을 담을 책들을 구매했다.
다독은 하였지만 깊이있게 읽었는가는 잘모르겠다. 기억력이 부족하거나 집중력이 부족한 탓도 있겠다. 내년에는 올해 샀던 책들 중에 다시 읽어보고 싶은 글들을 읽어보면서 책의 내용들을 내것으로 만들기 위해 노력해봐야겠다.
임신
2024년 10월, 드디어 원하고 원했던 임신 사실을 알게 되었다. 천안으로 이사하고 난 후 바로 임신준비를 하였는데 약 8개월만에 드디어 우리에게 새 생명이 온것이다. 살면서 가장 기뻣던 것 같다. 임신준비를 길게 하면서 노력으로도 안되는게 있다는 걸 뼈저리게 느끼게 되었는데 간절하면 좋은일이 생긴다는 말이 맞는거 같다. (그동안 유명한 한의원에 가서 약도 지어먹어보고 무속신앙에 기대어도 보기도 하였었다)
다행히 이제 안정기에 접어들어서 큰 걱정은 덜었다. 내년 6월이 출산 예정일인데, 그때까지 건강하게 무럭무럭 잘 자랐으면 좋겠다.
계엄령
2024년 12월 3일 계엄령 발표, 아마 우리나라 역사에 기록될만한 사건으로 기록되지 않을까 싶다. 이때 업무를 마치고 공부를 하는 중이었는데 지인이 계엄령 소식을 전해왔다. 상황이 심각한걸 알게되고 뉴스를 보니 이미 여의도는 난리가 난 상황이었다. 1979년에는 태어나지 않아서 모르지만 당시의 트라우마가 있는 분들한테는 이번 계엄발표가 상당히 공포스러웠으리라 생각된다.
다행히 6시간 천하로 끝이 났지만 아직 이번 사건으로 인한 뒷수습은 진행중인 듯 하다. 더군다나 주가는 하락하고 환율은 치솟는 등 안좋아진 경제에 찬물을 끼얹어 더욱더 경제가 나빠질 것으로 보인다고 한다. 앞으로가 걱정이다.
업무
사무실 이사
작년말에 이사를 위해 임시로 공유오피스로 이사를 갔다가 올해 초 드디어 새로운 사무실로 이사를 하였다. 비록 사무실 공간은 줄어들었지만 업무 공간 자체는 이전에 비해 넓어졌고 새로운 사무실이라 그런지 새롭게(?) 시작하는 느낌이라 나쁘지 않았던 것 같다. (역마살이 체질인가 보다)
팀장 승진
백엔드 챕터의 챕터장으로 입사한지 3년이 지났다. 다행히 경영진 분들이 좋게 봐주셔서 올해부터 백엔드의 팀장으로 승진했다.
팀 구성원들이 바뀌거나 하진 않아서 업무방식은 크게 바뀌진 않았다. 다만, 백엔드 업무를 총괄하면서 챕터 내부의 업무 관리에 좀더 집중했던 챕터장과는 달리 팀장은 팀 외부와의 소통 및 업무관리를 조금 더 관심을 기울이고 팀원들의 평가도 함께 수행해야 한다는 부분에서 챕터장과 팀장의 역할을 조금 다르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팀장으로써 지난 1년을 돌아보면 아직 부족한것이 많은 팀장이었던 것 같다. 아직 챕터장으로써의 역할을 전환하지는 못했던 것 같고 책으로나마 배웠던 팀장으로써의 매니징 기법들은 흉내는 내었지만 제대로 수행했다고 보긴 어려울 것 같다. 무엇이 내가 더 잘할 수 있고 어떤 부족한 부분을 보충해야하는지 조금 더 면밀히 살펴보고 내년에는 지금보다는 더 나은 팀장으로써 역할을 수행해야겠다.
매장별 단가 프로젝트
올해의 우리의 주요 프로젝트는 매장별 단가 프로젝트이다. 아래에서 이야기하겠지만 CTO님과 제품팀장님이 퇴사를 하고난 이후 진행하는 첫 큰 프로젝트였다. 말도 많았고 탈도 많았던 이 프로젝트는 2023년 11월 첫 프로젝트 킥오프를 시작으로 2024년 12월 현재까지도 마무리를 짓지 못하고 있다. 어느 누구의 잘잘못을 따져봤자 의미는 없어보이고 해당 프로젝트가 이렇게 된 원인들을 돌아보고 앞으로 프로젝트를 수행할 때 내가 앞으로 챙겨야할 것들을 고민해보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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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젝트 목표
프로젝트 제목을 보면 알 수 있다시피 매장별로 단가를 보여주기 위해 시작된 프로젝트이다. 하지만 프로젝트를 진행하면서 가장 근본적인 목표는 잃어버리고 ERP에 데이터를 입력하는데에만 집중하는 프로젝트로 변질되어버렸다. 차라리 ERP 프로젝트였다면 모두가 ERP 도메인을 잘 이해하고 있는 전문가를 섭외하고 요구사항과 구현해야할 기능을 명확히해서 프로젝트 범위를 산정하는 등 효율적으로 진행할 수 있지 않았을까 생각이 든다. 하지만 우리는 그렇게 하지 못했고 “ERP기능을 만들지만 ERP를 만들지 않는다”라는 모호한 목표를 가지고 실무자들이 무엇을 만들어야 할지 구체적으로 합의가 되지 못한 채 타겟 고객의 요구사항만 충족하기 위해 기능들을 구현했던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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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젝트 규모
보통 프로젝트 규모는 크면 클수록 실패확율이 올라간다고 한다. 잘 구성된 조직에서조차 이럴텐데 제품을 관리하는 수장인 CTO님과 제품팀의 팀장이 부재한 상황에서 1년에 가까운 큰 규모 프로젝트를 수행한다는 것은 무리였다고 생각한다. 관리자의 부재는 우리가 어떻게 할 수 없는 부분이니 차라리 프로젝트의 규모를 줄여서 레고 블록을 쌓듯이 정해진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차근차근 순차적으로 쌓아서 목표를 달성해 나가는 전략을 선택했어야 했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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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사결정
관리자의 부재는 의사결정 과정에서도 큰 문제를 야기했다. 우선 의사결정의 속도가 엄청나게 느려졌다. 2023년 11월에 프로젝트 킥오프를 진행하였는데 2024년 6월이 넘어 7월이 되어서야 세부 기획안이 1차로 나왔기 때문이다. 타겟 유통사가 우리 회사 직원이 아니다 보니 요구사항을 파악하고 우리의 제품으로 전환하는데 상당한 시간이 소요되었다. 그리고 지나치게 세세한 부분까지 의사결정을 기다리고 있다보니 제대로된 프로젝트가 진행될리 만무했다. 개인적으로는 우리회사의 의사결정의 위임이 절실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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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젝트 관리
내가 다양한 스타트업을 겪어보지 못해서 일반화 하기는 어렵지만 지금까지 다녀본 회사들에서 겪은 경험을 비춰보면 스타트업의 가장 고질적인 이슈는 프로젝트 관리라고 말할 수 있을 것 같다. 구성원이 몇명이 안되는 초기 스타트업에서는 프로젝트나 프로세스 관리가 불필요할 수 있다. 하지만 제품팀이 10명 이상이 늘어나고 큰 규모의 프로젝트가 진행되는 상황이라면 프로젝트 관리는 효율적인 업무 수행을 위해 꼭 필요한 요소라 생각한다.
프로젝트 관리는 니즈가 있는 관리자가 부재하다면 잘 될 수가 없는데 실무자들은 관리를 위한 프로세스가 번거롭고 귀찮은 일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안타깝게도 우리 회사는 프로젝트 관리에 대한 니즈가 부재했다. 나름대로 프로젝트 관리에 대한 필요성을 올해 초부터 지금까지 어필했음에도 여전히 변화는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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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무리
아직 프로젝트가 완전히 끝나진 않았지만 이 큰 프로젝트도 드디어 끝을 향해 달려가고 있다. 하지만 사업 방향이 바뀌어서일까 아니면 더 중요한 무언가가 생겨서일까. 프로젝트가 아직 끝나지 않았지만 갑자기 제품팀은 3개의 스쿼드로 나뉘어져 버렸고, 우선순위는 가장 높지만 다른 프로젝트도 함께 병행해야하는 이도 저도 아닌 상황이 되어버렸다. 우리는 과연 이 프로젝트를 통해 무엇을 얻고 배울 수 있을까.
그 외 업무들
올해 주요 프로젝트는 “매장별 단가 프로젝트”였지만 앞서 이야기했다시피 기획단계에서 반년이상 소요되었기 때문에 손이 비는 시간동안 무엇을 할지 고민을 많이 했었다. 나의 역할 중 하나는 팀원들이 프로젝트를 수행함에 있어 조금더 생산성있게 제품을 만들어 낼 수 있도록 하는 것과 우리 팀 내에서도 기술적으로 제품에 도움이 될만한 것들을 만들어내는 것이라 생각해서 아래와 같은 업무들도 함께 수행해 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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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주문서 생성
우리 제품인 키친보드는 매장이 유통사에게 카카오톡으로 주문해서 식자재를 받는 프로세스를 주문기능을 통해 조금도 정형화되고 효율적인 방법으로 개선해주는 서비스이다. 정형화된 주문은 주문서를 취합하고 관리해야하는 유통사 입장에서는 아주 매력적인 기능이지만 기존에 편하게 카카오톡으로 주문을 대충해도 알아서 유통사가 가져다주는 프로세스에 익숙한 매장입장에서는 불편해졌다고 느끼는 경우도 많았다.
AI 주문서 생성 기능은 기존에 카카오톡 주문과 같이 단순히 문자로 주문하는 경험은 그대로 유지하면서도 정형화된 주문서를 생성해주어서 매장입장에서도 편리하게 주문서를 생성할 수 있고 유통사 입장에서도 정형화된 주문서를 받을 수 있으므로 일거양득인 기능이었다.
LLM을 사용하기 이전에는 사용자의 문자 패턴이 일정하지 않았으므로 비정형 데이터인 문자를 정형데이터인 주문서로 변환해주는게 상당히 어려운 작업이었다. 하지만 LLM을 사용하면 이 변환 기능을 손쉽게 구현할 수 있었다.
문제는 신뢰도인데 이부분은 운영하면서 프롬프트를 개선하고 품목 검색엔진을 조정하는 등의 조치를 통해 운영하면서 조정해 나갈 수 있는 수준이었다. 그래서 먼저 관리자에 AI 주문서 생성 기능을 오픈하였고 운영팀에서 운영하면서 피드백을 받아 개선한 뒤 유통사웹에 2차로 AI 주문서 생성 기능을 오픈하게 되었다. 궁극적으로는 매장앱에 AI 주문서를 생성하는 것인데, 어떤 이유인지 매장앱에 AI 주문서 생성 기능을 오픈하는 것이 미뤄지고 있다. 일치율도 80%에 육박할 정도로 신뢰도를 올렸음에도 말이다. 내년에는 매장앱에 오픈되길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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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DSL 전환
kapt 이슈와 함게 공식적으로 지원이 중단된 QueryDSL 말고 다른 대안을 찾아보던 중 Kotlin JDSL을 알게 되었고 우리 팀은 Kotlin JDSL로 전환을 결정하게 되었다. Kotlin JDSL은 무엇보다 메타모델을 필요로 하지 않기 때문에 kapt와 같은 이유로 빌드 시간이 오래 걸리는 것을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다는 장점이 있었다. 그리고 JPA의 쿼리언어인 JPQL을 그대로 사용하기 때문에 호환성 또한 좋았다. 전환 과정 중 발생했던 이슈는 JDSL 개발팀에 문의를 통해 대부분 해결하였고 지금까지 큰 문제 없이 잘 사용하고 있어 만족스러운 전환이었다고 평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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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onsist 도입
우리팀은 높은 수준의 코드 퀄리티를 유지하기 위해 다방면으로 노력중이다. 나는 요구사항을 잘 구현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요구사항을 높은 수준의 코드 퀄리티로 구현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혹자는 성능과 요구사항을 정확하게 구현해 내는게 가장 중요한 것이고 가독성 높은 코드와 같은 것들은 부가적인 것이라 말할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요구사항을 잘 구현해 내는것은 당연한 것이라 생각한다. 요구사항을 충족하면서 향후 우리팀이 더 나은 생산성을 위해 코드의 품질을 높이기 위해 노력하는 것이 더 나은 개발자로 나아가기 위해 필요한 덕목이라 생각한다.
지금까지는 문서나 ktlint, sonarqube와 같은 정적 분석도구로만 코드 컨벤션을 관리하고 PR 리뷰를 통해 구현 코드에 대한 정책 위반, 비지니스 요구사항 충족여부, 성능적인 부분들을 관리해왔다. Konsist는 이중에서 코드에 대한 정책위반을 자동으로 감지해 줄 수 있도록 도와주는 도구로 우리는 앞으로 정책 위반에 대한 리뷰 리소스를 점점 더 줄여나갈 수 있게 되었다.
구조조정
요즘 경기가 어렵다보니 여기저기서 구조조정 소식을 듣게 된다. 혹시나 했는데 아니나 다를까 우리회사도 갑작스럽게 구조조정을 하게 되었다. 아침에 소식을 듣게 되었을 때 걱정을 많이 했다. 혹시 우리팀이 대상자에 포함되지 않을까하고 말이다. 불행중 다행으로 우리팀은 대상자가 없었지만 마냥 좋아하고 있을 상황은 아니었다. 그만큼 회사가 어려운 상황이었고 어려운 상황을 해결할 수 있는 방법중 마지막 수단이라고 할 수 있는 구조조정을 시행했기 때문이다.
구조조정 이후 회사 내 분위기는 참담하다. 지금까지도 퇴사하시는 분들이 계시고 사람이 빠졌지만 일은 그대로니 앞으로도 걱정인 상황이다. 물론 잘 헤쳐나가겠지만 걱정이 드는건 어쩔수 없나보다. 한동안 분위기에 휩쓸려 제대로 일이 잡히지 않았다. 내년부터는 마음을 다잡고 내가 할 수 있는 것들 부터 차근차근 다시 해봐야지.
Action Item
작년 회고의 목표를 보면 “하루에 1000 칼로리 이상 소비하기”와 같이 상황에 따라 달성하기 힘든 목표가 많았던 것 같다. 대신 이번에는 “연평균 750 칼로리 소비하기”와 같이 유사한 목표는 세우되 너무 빡빡한 목표는 세우지 않도록 하자.
독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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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년에 책 15권 읽기
올해 총 14권의 책을 읽었다. 출퇴근 시간에 읽고 여가시간에 한두시간정도 책읽는 시간을 할애하니 생각보다 어렵진 않았던것 같다. 내년에는 한권 더 늘려서 총 15권을 책을 읽는 것을 목표로 세워봤다. 앞서 이야기한 것 처럼 책의 내용을 제대로 숙지하기 위해 올해 산 책들중에 마음에 드는 책들 먼저 다시한번 읽어보려고 한다.
공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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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eetcode Medium level 모두 풀어보기
책으로 알고리즘에 대한 어느정도 기초는 다졌으니 Leetcode의 Medium level까지의 모든 문제를 풀어보자. 하루에 한두문제씩 풀다보면 언젠가는 다풀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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앱 어플리케이션 하나 만들기
이전부터 앱개발을 꼭 해봐야겠다고 생각했다. 취미로든 업무적으로든 앱 개발 방법과 생태계 정도는 알아두면 좋을거 같아서 공부도 할겸 앱 어플리케이션 하나는 한번 만들어봐겠다. 신입때부터 생각해둔 POS 어플을 한번 만들어볼까 싶다.
취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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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라폰도 대회 1회 이상 참가
올해는 결국 참가하지 못했지만 내년에는 반드시 그라폰도 대회를 참가해봐야겠다. 벌써 내년 일정이 나와있네. https://www.thebike.co.kr/bbs/board.php?bo_table=10&wr_id=114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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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평균 750 칼로리 소비하기
출퇴근 시간이 길어져서 더이상 운동에 2~3시간을 사용할 수 없게 되었다. 하루에 1시간정도 쓰는걸 목표로하면 연평균 750정도는 가능할거 같으니 꾸준히 운동하는 것에 의미를 두고 계속 운동하자!